누구에게 침례를 줬는지
깜빡한 사도
고린도교회는 네 편으로 갈라져 있었어요(1:12). 바울파, 아볼로파, 베드로(게바)파, 그리고 "나는 그리스도에게 속한 자라"는 파까지요. 재밌는 건 마지막 파예요. 예수님 이름마저 파벌 이름이 되어 버린 거예요. 바울은 되물어요. "그리스도께서 어찌 나뉘었느냐 바울이 너희를 위하여 십자가에 못 박혔으며 바울의 이름으로 너희가 침례를 받았느냐"(1:13).
그리고 바울은 "내가 그리스보와 가이오 외에는 너희 중 아무에게도 침례를 베풀지 아니한 것을 감사하노니"(1:14)라고 말해요. 그런데 쓰다가 생각이 났나 봐요. 두 절 뒤에 이렇게 덧붙여요. "내가 또한 스데바나 집 사람에게 침례를 베풀었고 그 외에는 다른 누구에게 침례를 베풀었는지 알지 못하노라"(1:16). 😄 편지를 받아 적게 하다가 "아, 스데바나 집도 있었지!" 하는 바울의 모습이 그대로 남아 있어요.
이 깜빡함이 오히려 핵심을 보여 줘요. 고린도 성도들은 "누가 내게 침례를 줬는지"를 자랑거리로 삼았지만, 바울은 그걸 다 기억하지도 못했어요. 누가 물에 담갔는지는 중요하지 않았거든요. 중요한 건 누구의 이름으로 침례를 받았느냐였어요. 그리스보는 원래 고린도 회당장이었어요(행 18:8). 회당장이 믿고 침례를 받은 일도 결국 바울의 자랑이 아니라 그리스도의 일이었어요.